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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리에서 요가공부#15 Bali Yoga
    발리 이야기 2023. 9. 22. 16:10

    8.14(Mon)

     

    모기에 점점 더 시달리고 있다 T^T. 진짜 안물린 곳을 찾기가 어렵다.

    여기 모기는 유달리 얇고 작은데 소리까지 없어서 모기 기피제를 잔뜩 뿌리고 자도 아침에 일어나면 최소 8곳은 물려있다. 나는 원래 한국에서도 모기에 잘 물리긴 했지만...ㅠ_ㅠ 친구들이 나보고 'Poor thing, 너의 그 주근깨 하나없는 매끄러운 팔뚝을 모기가 다 물어버렸네' 'Mosquitoes love you'라고 그랬다.

     버물리가 필수였는데 구비해오지 못한 나는 드럭스토어에 가서 아가용 itchy relief Herb oil을 사서 바르고 다녔다. (성에 안차)

    우리가 사랑했던 웨지감자와 나시고렝, 파인애플 팬케이크, (진짜)파인애틀, 용과, 파파야, 그리고 오이와 상추 샐러드, 수박주스~ 아침메뉴~

    남아공 언니 샹탈이 알려줬는데, 침대에 둘러진 그 천이 장식을 위한 캐노피가 아니가 모기장이었다고 한다. 

    '너 방에는 모기장 없어?' 웅 없는데??? '에? 침대에 하얀천 안둘러져있어?' 아 그거 모기장...????? 

    다행이 나만 몰랐던 건 아닌것 같다. 방에서 만난 클리에나한테 유노왓? 하면서 일러줬다니 그 다음부터 우리는 꼼꼼하게 저 흰천으로 침대 주변을 철벽방어치고 잤다. 

    캐노피 아니고 모기장. 왜 예뻐가지고 오해하게 만들어.

     이제 3주차가 되니 모두들 소셜라이징보다는 시험준비에 열심인 듯하다. 나는 여전히 샤이모드를 지키고 있다. (Super shy super shy)

    그래도 불과 2주만에 말린 어깨 같은 자세도 많이 좋아지고, 아팠던 몸의 부분들이 거의 나아져가는 것 같다.

     영어는 점점 더 퇴화되어 가는 것 같은데.... 그게 아마 내 스스로 계속 영어를 문제라고 생각해버려서 그런 것 같다. (생각에 지배당하는 자)

     생각 고쳐먹고 자파말라사서 만트라로 '나는 영어를 잘한다'라고 108번씩 외쳐야지..

     안그래도 꿈틀거리던 어학연수에 대한 욕망이 차올라서 몰타 어학연수를 알아봤는데, 시간이며, 항공권 가격이며 어려모로 메리트가 없어보였다. 사악 접고 귀국하면 외국인 친구를 만들어서 계속 말하기 연습을 해야겠다. 

    아나토미 시간에 나란히 벽에 기댄게 귀여워서 몰촬~ 오늘의 티셔츠 문구는 LET LOVE LIVE인 제시와 엉뚱하지만 매력있는 Artist 안나. 이론 시간에도 책상따위 없어서 늘 저렇게 벽에 기대거나, 볼스터, 블록을 겹쳐서 책상을 만들곤 했다. 안나는 진짜 엉뚱하고 독특하다. 한번 정이 붙은 옷은 십수년이 지나도록, 다 찢어지도록 입고다닌다.

     시퀀스는 다 짰고, 시간도 괜찮은 것 같은데, 영어로 하는 게 조금 걱정이 되어서 내일부터 아침에 20분씩 일찍 일어나서 아침루틴 간단한 체조, 프라나야마 (호흡), 목운동 + 스픽 (영어 말하기 어플)연습을 추가해야겠다. 뭐 광고는 아니고 내돈내산이지만, 스픽은 AI가 내 말을 듣고 인토네이션이나 발음을 체크해주기 때문에, 말을 실제로 많이 하게해서 약간 입풀기에 좋은 어플이다. 확실히 아침에 십분이라도 이걸 하고 안하고가 그날의 영어말하기에 큰 영향이 있었던 기억이 난다. (전에 회사에서는 영어로 통화할 일이 꽤 자주 있었기에... 말하기 뿐만아니라 영어로 작문할 때에도 아침에 십분 말하기를 한것과 안한것이 크게 달랐음)

     

     지금은 다들 몸과 마음이 지쳐있어서인지, 이것도 이제 익숙해져서인지, 조금은 성숙해진 분위기이다. 나도 사알짝 지겨워지기 시작했다. 휴일은 너무 짧고, 밥 메뉴도 이제 점점 비슷한 맛인 것 같고...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말아야 하거늘.. 이것도 새로운 경험이다. 대체 나라는 인간은 얼마만에 질려하는가. 2주.... 2주동안 적응하려고 무지 애썼는데, 적응되니까 지겹다니? 역시 나는 도파민 중독에 못말리는 변덕쟁이인 것 같다. 새로운 환경, 새로운 아이디어를 어려워하는 사람도 있다던데, 나는 확실히 새로운 자극을 추구하는 기질이 맞다.

    요것은 점심메뉴로 나온 가도가도 (익힌 채소 샐러드 - 주로 숙주와 줄기콩 + 땅콩소스) 두부튀김, 큐민밥, 삼발소스, 바나나찰떡에 코코넛가루를 입힌 디저트!, 레몬주스~맛이 비슷하다 그랬지, 맛이 없다고는 안했다.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 이번주의 스케줄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내일은 아침에 아쉬탕가 대신에 Azmi쌤고 시바난다 시퀀스를 한다! (Sivananda 시퀀스도 정통 요가 시퀀스 중 하나로, 하타요가이다. 정해진 12개의 아사나를 하는데, 다른 시퀀스들과 달리 첫 아사나가 머리서기, 마무리 아사나가 서서하는 삼각자세이다. 그리고 매 자세마다 사바사나 휴식이 들어있으며, 처음 시작할 때부터 사바사나로 시작한다. 내가 시바난다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무리 짧게 변형시키더라도 도입부에 늘 프라나야마 호흡수련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

     작년 10월 코리아 요가 컨퍼런스에서 처음 접한 후, 저 노란색만 보면 프레마 서진쌤의 키르탄과 맑은 목소리로 하시던 챈팅이 생각난다.

    전세계 시바난다 공인 스쿨에서는 꼭 이 노란 셔츠와 흰바지를 유니폼처럼 입는다.
    Azmi 쌤이 알려줬는데, 달을 의미하는 숫자가 12라서 시바난다에서의 Sun salutation 자세도 12개이고, 정해진 아사나도 12개이라고.

    혼자 수련하기에 좋은 Sivananda Gurgaon 채널의 인스트럭션 영상. 바쁜 현대인들을 위한 30분 시퀀스도 있다. 역시 나는 하타체질인듯.

    https://youtu.be/bmMww1Wo6Tc?si=MQW_h6I_u6IYN9DE 

     내일 모레 수요일은 저녁에 빈야사대신 인요가, 명상시간에 키르탄! 밴드가 올 예정이다.

    목요일부터는 빈야사 시간에 동기들이 티칭을 시작한다... 으으! 나와 사빈은 다섯번째 순서로 다음주 화요일이다. 시간이 조금 있긴 하지만 필기 시험이 다음주 월요일이라서, 필기시험과 시퀀스 연습을 병행해야한다.

     게다가 내가 티칭하는 날 다음날이 졸업이라서, 그날 아침에는 바닷가에 가서 해뜨는 걸 보며 비치요가를 한다...! (심장이 두근두근)

     

    그리고 다음주 수요일은 졸업이다... 3주 반이 꽤 금방인 것 같으면서도 알차게 지나가고 있다.

    이번 주말에는 전에 회사에서 같이 일하던 언니를 만나서 함께 바투르산 지프투어와 크레트야를 가기로 했다! 투어도 투어지만, 알고 지내던 사람을 오랜만에 만날 생각하니 벌써 기대가 된다. 그 언니는 인도네시아 자바섬 (자카르타가 있는 본섬)의 도시에서 주재원으로 근무중이다. 발리가 가까운데도 언니는 1년 반이 넘는 기간동안 한번도 발리를 못 와봤다고 한다. 하긴 주재원하는 사람들은 보면 보통 휴일이나 명절에 한국에 오기 바쁘더라. 아무튼 언니는 내가 발리에 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겸사겸사 발리행 티켓을 끊었다.

     

     졸업식 다음날은 누사 페니다 당일 투어를 하고.. 다음날부터 서핑캠프에 들어가서 서핑서핑... 이제 짱구로 넘어가면 술도 마시고 파티도 가고 chilling~~~해야겠다. 그 다음주 수요일은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는 날이다. 벌써 아쉽고 서글프면서도 나의 집이, 가족, 친구들이 조금씩 그립기 시작했다.

Written & Photographed by Gayeon